전 종교를 믿지 않습니다. '종교는 허구다' 라는 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죠.
그리고 그러한 종교가 나에게 어떤 길을 가르쳐 주리라 전혀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종교가 가르쳐주는 길이란 무조건 믿고 천국가자는 거죠. 전 그런말에 전혀 동의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그런데 오늘 시국미사를 보고는 정말이지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아~종교란건 이렇게 맑은것이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명쾌하게 답을 내려주시는 신부님들의 말씀을 듣고 눈물을 몰래 훔쳤습니다.
혼자 미친놈 취급받으며 싸워온 제 마음을 위로해주는것 같아 또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니 처음부터 끝까지
눈물을 거둘수 없었습니다. 완전 감동먹었습니다.
비록 아래의 동영상으로 참여했지만 감동이란것이 뼈속까지 밀려왔습니다.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외로우셨죠, 저희가 위로해 드리려고 나왔습니다.”
“정부는 26일 장관고시를 관보에 게재해 국민 건강권과 검역권 그리고 국가 주권과 자존감 회복을 요구하던
국민의 염원을 철저히 짓밟았다”
“공권력이 저지르는 폭력과 오늘의 혼란을 아프게 바라보면서 주권재민을 외치는 시민들의 고뇌에 동참하되
기도와 성찰에 집중하는 것이 좋겠다 여겨 오늘까지 의견 표명과 행동을 하지 않고 지냈지만
이제는 그런 절제가 아무 의미도 가지지 못하게 되었다”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참상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을 상대로 마구 저지르는 오늘의 폭력상과 거짓들을 지켜보며 분노한다”
“과잉 폭력진압을 지시한 어청수 경찰청장을 해임하고, 시위 중 연행된 사람들과 대책회의 구속자들을 전원 석방하라”
“쇠고기 협상의 실패를 인정하고 국민 앞에 겸손하게 사죄를 청하는 뜻으로 장관고시를 폐기하고 쇠고기 전면재협상을 선언하라”
“참회와 세상의 아픔을 나누고 정부와 국민 사이의 교착상태에 활로를 열기 위해 단식에 들어간다”
“촛불을 지키는 힘은 비폭력이며, 이 원칙이 깨지면 촛불이 영영 꺼지고, 다시는 서울광장을 되찾지 못할 수도 있다”
“비폭력의 힘으로 서울광장에서 국민의 건강권과 검역주권을 우리의 손에 넣자”
“우리는 남쪽으로 행진할 것이다. 더이상 대통령을 찾지 않을 것이다. 더이상 대통령을 찾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진짜 소통해야 할 대상은 국민이다. 대통령은 국민 가운데 한 명일 뿐이다. 우리가 돌보지 않아서 소실된
남대문을 찾아갈 것이다. 화재로 소실된 남대문의 참상은 오늘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참상이다.”
“옆에 분들과 포옹하세요. 너무 오래하지 마세요. 저도 나중에 포옹해주세요.”
시국미사와 촛불문화제가 끝난 뒤 사제단은 서울시청 오른쪽 광장에 천막을 설치했다. 이날부터 무기한 단식기도에 들어가는 김인국 신부는 <한겨레> 영상취재팀과의 인터뷰에서
“국민들이 얼마나 위대한지 사제의 눈으로 확인해 존경심으로 여러분 앞에 온 것”이라며
“신부 노릇 할 수 있도록 지켜줘서 고맙다” 라고 말씀하시는 그 맑은 영혼에 무한한 존경을 표합니다.
정말 외로웠습니다. 오죽했으면 대한민국에서 나는 뭘까? 하는 심각한 고민을 했을까요?
그런데 신부님들은 알고있었던 겁니다. 아무도 모를줄 알았던 나의 고민을,우리의 고민을 신부님들은 그 맑은 영혼으로
꿰뚫어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한없이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아주 정확하게 길을 안내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진짜 소통해야 할 대상은 국민이다." 그야말로 진리였습니다.
순간 제머리는 멍해지더군요.
우리의 뜻을 이명박에게 알려야 한다고 굳게 믿었고 이명박과 싸워서 승리를 쟁취해야한다, 그것만이 해답이다 생각했는데...
그것보다 더 쉽고도 확실하고 본질적인 해답을 주셨기 때문이죠.
그야말로 현답이 아닐수 없습니다. 맞습니다. 나의 이야기를 타인에게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이야기를 국민들에게 해야합니다.
옆사람 한명, 그나마 대화의 기회가 많은 주변사람과 이웃들, 관심이 없어 촛불민들을 그냥 데모나 하는사람들 정도로 생각하는
국민들을 설득해내지 못한다면 이명박이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줄리 없을것이고 반성할리가 없겠죠.
그리고 그렇게 해서 국민모두가 경각심을 가질때 이명박은 진정으로 국민들을 두려워하며 국민들의 요구에 귀기울일 것입니다.
시국미사 한번에 너무 감성적으로 변해버린 걸까요?
하지만 분명 무엇인가는 깨달은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 너무나 행복합니다.
시간이 늦었지만 모처럼 푹잘수 있을것 같습니다.
신부님들 너무나 고맙고 사랑합니다.
지은죄가 많은 저는 회개하고 싶은것도 많습니다. 종교가 없으니 그냥 그렇게 살면서 갚아나가자 하고 사는거죠.
이번 기회에 천주교회 한번 나가볼까요? 실은 '고해성사' 이거 정말 꼭 한번 해보고 싶었거든요.
한치 앞을 모르는게 인간이라지만 분명한게 한가지 있습니다.
제가 종교를 갖는다면 천주교, 불교 둘중 하나일거라는 겁니다. 아니, 두개 모두 믿을려나?
'사 람【人】'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정의사제단 시국미사_ 감동의 동영상 (0) | 2008.07.02 |
---|---|
[스크랩] 30일 서울광장 시국미사 참례기.. (0) | 2008.07.02 |
[스크랩] [속보/5신]시청광장 시국미사 `단식돌입` (0) | 2008.07.02 |
[스크랩]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시국미사를 보고서... (0) | 2008.07.02 |
[스크랩] 밀양 표충비 올해 첫 땀..10.8ℓ 흘려 (0) | 2008.0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