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 경제’ 실현, 평화·번영의 동북아시대 디딤돌
노 대통령, 남북정상회담 대국민 보고
노무현 대통령은 4일 ‘2007 남북정상회담’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회담 과정과 결과를 국민들에게 상세히 보고했다. 노 대통령은 회담 준비과정에서부터 평양 정상회담에서 느꼈던 고충과 자부심, 합의내용의 의미와 한반도의 미래 비전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목차>
■ 회담 과정과 성과
보자기가 작을 만큼 성과 좋았다
북녘 동포 뜨거운 환영 감사
정상회담 오전에 힘들었지만 오후에는 잘 풀려
■ 북핵 문제
6자 회담 긴밀 협력, 2.13합의 성실 이행 합의
북 최고 지도자가 북핵 폐기에 관한 분명한 의지 밝힌 것
남북정상회담이 6자회담 진전에 기여
■ 한반도 평화체제
김 위원장 평화체제 전환에 기본적 동의
분단 반세기 만에 냉전체제 굴레 벗고 진정한 평화 시대 기대
■ 군사적 긴장완화와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군사적 대결 아니라 경제협력 관점으로 발상 전환
서해평화지대가 남북정상 공동선언의 핵심
■ 남북 경제협력
경협은 일방적 지원 아닌 공동 이익
특구 방식으로 법·제도·인프라 문제 일괄해결 제안
진솔한 대화 통해 경협과제 공감대 넓혀
남북 부총리급 공동위원회 운영 합의
경협이 평화 구축하고 평화가 경협을 뒷받침하는 선순환구조
■ 화해와 통일 문제
이산가족 시급한 문제라는데 공감
납북자 문제 많은 대화… 다음에 문제 풀어가는 데 밑거름
북경 올림픽 남북응원단 경의선 열차 이용
김영남 상임위원장 11월 중 서울 방문키로
통일문제, 실질적 접근 통해 풀어가는 것 바람직
■ 후속조치와 합의이행
합의를 실천하는 일이 더욱 중요
이 시기에 하지 않으면 안되는 역사적 과업 수행
‘정말 묵직한 보따리구나’ 확인할 수 있을 것
<노 대통령, 남북정상회담 대국민 보고 전문>
■ 회담 준비과정과 성과
평양을 다녀왔습니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처지라서 과연 가야 하는 것인지, 가서 어떤 약속을 하고 얼마만큼 임기 안에 제가 마무리를 하고 또 무엇을 다음 정부에 넘겨야 할 것인지 무척 고심이 됐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지금 이 시기가 매우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이 시기에 해야 될 일을 안 하고 다음 정부에 넘긴다면 지금의 이 좋은 기회에 해야 할 일을 할 수도 없거니와 또 시간적으로 너무 뒤로 늦어진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가는 것에 대해서 반대하는 분들도 많이 있고, 또 더 많은 분들은 갔다 와야 된다고 그렇게 하시면서 대신 이 문제도 해결하고 저 문제도 해결하라고 주문을 많이 내놓으시는데, 정말 주문이 많았습니다.
그 주문을 어떻게 다 소화할까 매우 걱정을 했습니다. 그리고 하나하나 다듬고 간추리고 해서 최대한 다 반영시키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일거리가 한 보따리가 됐는데, 그러니까 가는 걸음이 제가 무거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떻게 이 많은 일을 다 성사시키고 올 것인가 걱정이 돼서 정말 발걸음이 좀 무겁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혹시 돌아오는 보따리가 좀 적더라도 만남 자체가 의미가 있는 것이니까 그것으로 이해해 주십사 해서 ‘욕심 부리지 않겠습니다’ 이렇게 미리 한 자락 깔아놓고 갔습니다.
보자기가 작을 만큼 성과 좋았다
갔는데, 돌아올 때는 제가 준비해 갔던 보따리를, 보자기에 싸 가지고 갔던 일거리를 확 풀어놨는데, 돌아오는 길에 이제 보자기로 다시 성과를 싸 가지고 오는데, 가져갔던 보자기가 조금 작을 만큼, 적어서 짐을 다 싸기가 어려울 만큼 성과가 좋았다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정말 국민 여러분들이, 많은 국민들이 성원해 주신 덕분입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조언도 해 주시고 많은 제안들을 해 주시고 거기에 대한 논거까지 하나하나 그렇게 준비를 해 주셨기 때문에, 그래서 좀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저 혼자 했더라면, 또 몇 사람 참모만 가지고 일을 했더라면 결코 이렇게 좋은 성과를 거둘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많은 조언을 해 주신 많은 분들은 물론이고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북녘 동포 뜨거운 환영 감사
저는 해외에 나갈 때도 조용히 나가고 돌아올 때도 조용히 들어오고 그런데, 연설하고 박수 받는 건 참 좋아하는데요, 그것 말고 환영식 이런 데서 성대한 환영식과 열렬한 박수를 좀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좀 그런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평양에서 북녘 동포들이 저에게 보여주신 뜨거운 환영 그것은 처음에는 좀 부담스러웠는데, 쭉 긴 거리를 가면서, 많은 분들을 보면서, 그분들의 표정들을 보면서 정말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정말 고마웠고요. 그러면서 우리 남녘 사람들과 북녘 사람들이 자유스럽게 만나고 서로 함께 어울려서 살 수 있도록 정말 꼭 우리가 해 줘야겠구나… 가슴에 간절한 마음이, 간절한 소망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이제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습니다. 처음에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만났는데, 첫 회담 마치고 정말 잠이 오질 않았습니다. 제 느낌이 ‘아, 양측 간에 사고방식의 차이가 엄청나고 너무 벽이 두터워서 정말 무엇을 한 가지 우리가 합의할 수 있을지 사실 눈 앞이 좀 캄캄하다.’ 하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은근히 기대를 가져봤습니다. 옛날에 같이 갔던 우리 통일부 장관을 비롯해서 북측과 많은 회담을 했던 분들이 저를 위로하면서, 그분들이 항상 본시 군기를 그렇게 잡으니까 처음에 군기 잡은 거지, 말하자면 기세 싸움 한 것이지 꼭 안 된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내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한번 만나보자, 그때까지 너무 실망하지 말고 용기를 갖고 한번 해 보라고 저를 격려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기대를 걸고 이제 만났습니다.
정상회담 오전에 힘들었지만 오후에는 잘 풀려
만났는데, 이제 좀 쉬운 말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처음 오전에는 좀 힘들었습니다. 힘들었는데, 오후 가니까 이게 좀 잘 풀렸습니다. 풀려서, 아주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말이 좀 통합디다.
■ 북핵 문제
사실 저는 가면서 약간 불만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간 것이 북핵 문제입니다. 북핵 문제는 남북 간에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합의가 이미 있습니다. 기본 원칙에서 이 합의가 있고, 그러나 이 문제가 구체적으로는 국제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문제는 6자회담에서 풀고 있는데, 지금 막 잘 풀려가고 있는데, 저더러 자꾸 ‘북핵 문제 해결하고 와라, 해결하고 와라’ 하는 것은 말하자면 문제 해결의 타작마당은 따로 있는데 저더러 따로 어디서 또 타작마당 벌이라는 얘기가 되니까, 저로서는 부담스럽게 생각이 됐습니다.
6자 회담 긴밀 협력, 2.13합의 성실 이행 합의
뭐 그래서 얘기를 하고, 잘 되고 있는 얘기를 또 꺼내 가지고 또 확인하자 확인하자 하는 것이 회담 분위기를 망치지 않을까 저는 좀 그런 부담을 가지고 갔습니다마는, 다행히 여러분이 보도를 통해서 보셨듯이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기존의 합의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6자회담의 장에서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남북이 서로 긴밀히 협의하고 협력해서, 그래서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를 성실히 이행해 나가도록 그렇게 해 나가자, 쉽게 말하면 핵 폐기는 하는데 6자회담에서 우리가 같이 풀자, 이렇게 정리가 됐습니다.
북 최고 지도자가 북핵 폐기에 관한 분명한 의지 밝힌 것
다행히 김정일 위원장께서 아무 이의 없이 북핵 문제에 대한 9·19공동성명과 2·13 합의를 성실히 이행한다는 점, 그리고 비핵화 공동선언을 중요한 선언으로서 우리가 앞으로 지켜야 될 원칙으로서 재확인한다 하는 이런 점을 확인해 주어서 좋고, 이것은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북핵 폐기에 관한 분명한 의지를 밝힌 것이니만큼 이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6자회담에서 북측이 상당한, 민감한, 여러 가지 표현들에 있어서 상당한 양보를 했다는 평가를 우리 외교부는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성공시키기 위해서 그렇게 협력한 것으로 우리는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남북정상회담이 6자회담 진전에 기여
그래서 그 점에 있어서 이미 정상회담이 6자회담의 진전에 기여하고 있고, 또 기여하고 있다는 점과 또 북측의 성의 있는 노력에 대해서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회담 도중에 김정일 위원장은 6자회담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회담장에 들어오도록 해서 10월 3일의 공동성명의 합의결과를 직접 설명하도록 했습니다. 여기에서 매우 구체적이고 소상한 보고를 저희가 받았습니다. 저는 6자회담의 진행이 아무런 장애없이 잘 풀려갈 것으로, 따라서 핵문제는 잘 풀릴 것으로 확신합니다.
■ 한반도 평화체제
이제 북핵문제가 풀리면 한반도 평화체제로 가야 한다, 이것이 우리 정부의 방침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평화체제로 가려면 종전협정 또는 평화협정이 순서대로 또는 동시에 함께 가야 되는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그런 문제와 관련해서 앞으로 원칙에 있어서 남북이 주도해서 직접 관련 당사국과 평화체제에 관한 협의를 열어 나가도록, 앞으로 협의를 해 나가는 데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왜냐 하면 남북 당사자 간에 바로 협의를 시작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협의를 하자, 각국에 이렇게 제안하도록 그렇게 기본적으로 합의를 하고, 이 과정의 일환으로서 부시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바 있는 종전선언 방안을 김 위원장에게 저는 설명했습니다.
김 위원장 평화체제 전환에 기본적 동의
이에 대해서 김 위원장은 종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데에는 기본적으로 동의한다는 뜻을 밝히고, 이전에 한미 간에 논의한 바 있는 종전선언 방안에 대해서 구체적인 관심을 표명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성사시키도록 남측이 한번 노력을 해 보라, 이런 주문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함께 추진해 나가자는 취지로 선언문에는 그렇게 표현을 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여러 당사국 간에 대화가 잘 이루어지면 이 문제도 북측으로서는, 그렇게 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남북 간의 경제협력의 확대, 그리고 동북아시아의 협력질서 구축을 위해서는 북·미 간, 그리고 북·일 간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것을 위해서 서로 협력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듣고만 있었기 때문에, 무슨 합의가 있었다 이렇게 말할 수 없습니다. 또 이건 합의할 사항도 아니고요, 이 점에 대해서 중요성을 매우 여러 차례 제가 강조했다는 것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김 위원장께서 매우 경청했다, 이렇게 전해 드리겠습니다.
분단 반세기 만에 냉전체제 굴레 벗고 진정한 평화 시대 기대
앞으로 북핵문제 해결과 함께 북미관계가 개선되고 평화체제 논의가 본격화되면, 이제 우리는 분단 반세기 만에 냉전체제의 굴레에서 벗어나서 진정한 평화의 시대를 맞이하게 될 이런 기대를 가질 수 있겠다, 저는 그런 판단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 군사적 긴장완화와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분쟁문제들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해결하기로 그렇게 합의했습니다. 한반도에서 어떤 전쟁도 반대하며 불가침의 의무를 확고히 준수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군사적 대결 아니라 경제협력 관점으로 발상 전환
저는 서해 해상의 평화 정착을 위해서 군사적 대결의 관점이 아니라 경제협력의 관점으로서 이 서해 문제를 우리가 풀어나가자 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서해에서 공동어로구역과 해상평화공원, 그리고 해주 공단 개발과 이를 개성공단·인천항과 이렇게 연결하고 한강 하구의 공동 이용을 묶어서 포괄적으로 대결 상태를 해소하고 평화를 구축하고 그리고 경제적 협력을 해 나가는 이런 포괄적인 해결 방안으로서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 방안을 제의를 했습니다.
서해평화지대가 남북정상 공동선언의 핵심
이에 대해서 김정일 위원장은 국방위원회 참모들과 상의한 다음에 우리 제안을 원칙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정상선언에 포함되게 됐습니다. (일부 박수) 예, 감사합니다. 박수 한 번 더 치십시다. (일동 박수)
제가 설명을 좀 명쾌하게 못 드린 것 같은데, 이번 남북 공동 선언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가장 진전된 합의가 바로 이 부분입니다.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를 만들어 나가기로 합의한 것입니다. 남과 북은 서해안에서의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해서 공동어로수역을 지정하고 이 수역을 평화수역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과 협력 사업에 대한 군사적 보장 조치 문제 등 군사적 신뢰 구축 조치를 협의하기 위해서 금년 11월 중에 국방장관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 남북 경제협력
다음으로 경제 협력에 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번 회담에 임하면서 저는 경제 협력에 관해서 많은 준비를 했고 실질 회담에서도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아주 진지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나 논의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개성공단 개발 등 그동안의 진전에도 불구하고 북측의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부담스럽고 불편한 점이 적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한 불만스러운 점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김정일 위원장에게, 남북 경협은 어느 일방을 위한 것이 아니라 양측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고 경제 협력은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기업 중에서 대북 투자를 희망하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경협은 일방적 지원 아닌 공동 이익
이것은 우리가 남북 경제 협력 하면 얼른 ‘일방적 지원’을 항상 머리에 떠올리는데, 이것이 회담에서 그런 방향으로 대화가 됐을 때에는 북측으로서는 매우 자존심 상하는 일이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공동의 이익일 뿐만 아니라 우리 남측도 여기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것을 특별히 강조해서 얘기를 했습니다. 그 점은 매우 좀 새롭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저는 그렇게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개성공단과 같은 특구 지역에서는 성공을 하고 있지만 그 이외의 지역에서는 남북 경협이 잘되지 않고 실패했거나 지지부진하고 있는 것이 많다는 점을 설명 하고, 이런 장애 요인을 해소하고 기업이 안심하고 투자하고 안정적으로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특구 방식으로 법·제도·인프라 문제 일괄해결 제안
그런데 남북 경협의 이 많은 장애 요인들을 건건이 하나하나 해결해 간다는 것은 너무나 시간이 많이 걸리고 절차도 많이 걸리고 어려운 것이기 때문에, 해결이 매우 어려운 것이기 때문에, 개성공단과 같은 특구 개발 방식을 통해서 법과 제도, 인프라 문제 등을 일괄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 좋다는 제안을 역시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기업의 원활한 경영 활동과 기술 이전 등을 통해서 남북 경협이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사람과 사람 간의 소통이 매우 중요하고, 합의한 사항은 반드시 이행함으로써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기업들이 시장경제 원칙 아래 활동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남북 당국이 합의한 경협 사업에 대해서는 군사적 보장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이와 함께 기업들은 남북 관계의 상황 변화에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북핵 문제 해결, 북·미, 북·일 관계 개선 등을 통해서 국제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야 한다는 점도 역시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이러한 토대 위에서 남북이 상호 보완적으로 만들어 갈 수 있는 공동 번영의 구상을 미리 준비한 바에 따라서 상세하게 밝히고, 경제 협력을 좀 더 체계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진솔한 대화 통해 경협과제 공감대 넓혀
저는 이번 회담에서 김정일 위원장과의 진솔한 대화를 통해서 앞으로 남북 경협이 발전하는 데 필요한 과제들에 대해서 인식의 공감대를 넓힐 수 있었던 것을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실질적인 문제에 관해서도 많은 합의를 이루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 개발은 평화 정착에도 물론 도움이 되지만 남북의 어민과 우리 기업들에게는 직접적으로 혜택이 돌아가는 평화 번영의 프로젝트가 될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해주 지역의 특별지대 설정은 개성과의 관계, 인천과의 관계에서 매우 시너지 효과가 큰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북 부총리급 공동위원회 운영 합의
이밖에도 남북 간에 논의되어 오던 각종 경협 사업들이 정상 간 합의로서는 좀 이례적이라고 할 만큼 매우 구체적으로 합의가 이루어진 것을 매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제 또 구체적인 것을 가지고 일일이 합의를 하려고 하면 너무 끝이 없고 해서, 총체적으로 앞으로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함께 풀어가기 위해서 이 경제 협력에 관한 합의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서, 또는 새로운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 남북 간 부총리급의 공동위원회를 운영하기로 그렇게 합의했습니다.
이것은 실무선에서 해결되지 않은 문제, 문제는 제기되지만 해결한다 한다 하면서 계속 해결되지 않은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 가는 데 있어서 매우 유익한 기구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새로운 사업의 제안과 합의를 계속해서 이루어 나갈 수 있는 그런 토대가 될 것이라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합의가 남북 경협의 수준을 한 차원 높여서 우리 중소기업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우리 경제의 활동 영역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경협이 평화 구축하고 평화가 경협을 뒷받침하는 선순환구조
저는 취임사에서 한반도 평화 번영, 그리고 나아가서 동북아시아의 평화 번영을 얘기하면서 이것이 단지 평화의 문제, 그저 일반적인 경제 번영의 문제를 넘어서서 우리 한국 경제, 특히 구조조정 문제에 있어서 일본과 중국의 사이에서 끼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로를 개척할 수 있는, 열어나갈 수 있는 아주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그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있는데, 이번에 그 기틀을 놓았다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내가 가끔 ‘북방 경제’라는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제 스스로 하면서도 너무 까마득해서 ‘혹시 허황된 주장 아닌가’ 하는 그런 불안감이 있었는데, 이번 우리 합의를 기초로 해서 앞으로 협력 관계를 좀 속도 있게 발전시켜 나가면 ‘북방 경제’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그 이름이 별로 좋진 않은 것 같습니다만, 이름을 좋은 이름으로 붙여야겠습니다만― 우리 한국 경제에 좋은 계기가 되리라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경제 협력이 평화를 구축하고 또 평화가 경제 협력을 뒷받침하는 이런 선순환의 구조가 만들어지리라고 생각합니다. 나아가서 남북 경제의 ‘상생의 경제’ 실현과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로 나아가는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 화해와 통일 문제
남북 간의 화해와 통일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이 분야는 양측이 서로 제기할 사항이 많고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분야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먼저 화해의 첫 단계는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라고 말하고, 이산가족, 그리고 납북자, 국군 포로 문제 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자는 제의를 했습니다.
이산가족 시급한 문제라는데 공감
특히 이산가족 문제는 시급한 문제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서 김정일 위원장도 공감하고, 이산가족 상봉을 확대하고 영상 편지 교환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금강산 면회소가 완공되는 대로 쌍방 대표를 상주시키고 이산가족 상봉을 상시적으로 진행시키는 데도 합의했습니다.
납북자 문제 많은 대화… 다음에 문제 풀어가는 데 밑거름
그러나 납북자 문제 등은 양측의 입장 차이로 국민 여러분이 기대하는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를 못했습니다. 합의를 이루어 내지를 못했습니다. 다만 많은 대화를 했습니다. 이것이 다음에 이 문제를 풀어가는 데 있어서 밑거름이라도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만, 어떻든 이번에 해결하지 못해서 국민 여러분께 매우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또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서, 또 이런 대화의 기회를 빌어서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그렇게 노력하겠습니다.
북경 올림픽 남북응원단 경의선 열차 이용
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우수한 문화를 빛내기 위해서 역사, 언어, 교육, 문화예술, 체육 등 사회문화 분야의 교류와 협력도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습니다. 아울러서 2008년 북경올림픽 경기 대회에 남북 응원단이 경의선 열차를 이용해서 참가하기로 했습니다.
정상회담 개최에 관해서 정상회담을 정례화하자는 제안을 했습니다만, 이것은 아직 국가 정상 간에 그런 선례도 없고 해서, 그렇게 하지 말고 문제가 있을 때마다 또는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해서 정상들이 수시로 만나서 현안 문제들을 협의한다는 정도로 합의를 했습니다. 실제로 자주 좀 만나자는 그런 요구를 했습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 11월 중 서울 방문키로
이와 함께 남북회담을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가기 위해서, 그동안 장관급으로 운영돼 오던 남북 대화의 총괄 창구를 총리급으로 격상시키고 제 1차 회의를 금년 11월 중에 서울에서 갖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김정일 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요청했습니다마는, 이에 대해서 김 위원장은 우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제안하고, 본인의 방문은 여건이 좀 더 성숙할 때까지로 미루는 것이 좋겠다고 그렇게 말했습니다.
통일문제, 실질적 접근 통해 풀어가는 것 바람직
통일문제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6·15 공동선언에 잘 정리되어 있다고 평가하고, 이념적이고 추상적인 논의보다는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접근을 통해서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습니다. 이번에 합의한 내용들이 진전을 이루고 남북 정상들이 자주 만나는 것이 결국 통일로 가는 과정이 아니겠는가 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했습니다.
이러한 논의과정에서 저는 여론조사 결과를 예로 들면서, 우리 국민들은 동서독과 같은 급작스러운 통일을 바라지 않으며 상호 공존공영하면서 점진적으로 통일에 접근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설명해 드렸습니다.
남북 간 회담이 있을 때마다 항상 ‘자주’ 문제가 많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외세공조’ ‘민족공조’의 문제가 쟁점이 됩니다마는, 저는 한국 정부가 비자주적인 정부가 아니라는 점도 설명 드리고, 또 그동안 자주성의 수준을 좀 더 높이기 위해서 그동안에 해 왔던 여러 가지 노력들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여러분들이 잘 아실 것입니다.
세계로 뻗어나가면서 자주의 수준 점차 높여야
그리고 자주를 강조하는 것은 좋지만, 자주가 말하자면 다른 나라들과 때로는 필요할 때 항의도 하고 또 항의를 수용하고 이런 전 과정을 우리가 다 배제하게 된다면 결국 우리가 고립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설명하고, 앞으로 남북이 함께 발전해 나가자면 결국 우리가 고립을 벗고 세계를 향해서 적극적으로 뻗어나가면서, 자주에는 많은 수준이 있기 때문에 그 수준을 점차 점차 높여나가자는, 서로 이렇게 문제를 풀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김정일 위원장이 상당히 깊이 이해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와 동행한 특별 수행원들이 지금 이 단상에 계십니다마는 7개 분야별로 북측과 간담회를 열고 아주 많은 대화들을 나눈 것으로 그렇게 들었습니다. 앞으로 이런 대화들이 소통을 더욱더 넓히는 아주 유익한 대화였을 것이라고 저는 그렇게 짐작합니다.
■ 후속조치와 합의이행
국민여러분, 이제 남북관계는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습니다.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을 위한 제도적 노력과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실질적 노력이 이제 시작됐습니다. 남북경협도 한반도 전체를 무대로 새롭게 발전하는 경제공동체 건설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습니다. 이 모두가 국민 여러분의 성원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감사말씀 드립니다.
합의를 실천하는 일이 더욱 중요
그리고 그동안의 남북관계 역사를 볼 때, 합의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합의를 실천하는 일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정부는 이번 합의가 충실하게 이행될 수 있도록 북쪽과 함께 최선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우선 11월 중에 예정된 총리급 회담과 국방장관 회담에서 구체적인 이행 방안들을 마련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후의 이행과정은 준비과정과 마찬가지로 국민 여러분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면서 투명하게 진행해 나가겠습니다.
저는 이번 합의사항이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게 불리할 것도 유리할 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이 합의가 좋은 것이면 찬성하면 불리해지는 것이 없는 것이고, 합의가 나쁜 것이면 반대하면 불리해질 일이 없는 것입니다. 합의 자체가 누구에게 유리 불리가 아니라 합의에 대하는 태도라 할까 후보들의 전략 자체가 유리 불리를 가르는 것이지, 이 합의가 누구에게 유리·불리한 것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기에 하지 않으면 안되는 역사적 과업 수행
저는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주변 정세의 변화에 맞추어서 어느 정부든 이 시기에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런 역사적 과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저는 그렇게 감히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합의는 92년 남북기본합의서와 6·15 공동선언에서 이미 합의한 내용을 실천에 옮기는 과정입니다. 그 이상 더 무엇을 더 나간 것이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참여정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이 합의의 내용을 좀 더 구체화하고 또 실천할 수 있는 기본적 토대를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해 나갈 생각입니다.
다음 정부에 부담을 주는 그와 같은 공동선언이 아니라, 다음 정부가 남북관계를 더욱 잘 풀어가고 한반도의 평화와 공동 번영을 잘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그런 토대를 만드는 일을 저는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와 같은 확신을 가지고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겠습니다.
‘정말 묵직한 보따리구나’ 확인할 수 있을 것
오늘 제가 길게 설명 드렸습니다마는 알맹이가 어쩐지 빠진 것 같은 허전한 느낌이 듭니다. 가만 생각해 보니까 알맹이는 선언문에 있는데, 선언문 내용 중 한두 가지 외에는 오늘 제 설명에 들어있지 않고 배경만 설명 드렸기 때문에, 지금 제 보고가 어떻게 보면 조금 껍데기 같은 느낌이 듭니다마는, 그렇지 않습니다. 조금 허전하다 싶으신 분들은 지금이라도 공동선언문을 다시 자세히 한번 들여다보시면 ‘정말 묵직한 보따리구나’ 이렇게 확인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조선공업지대, 한국의 조선업 돌파구 여는 계기
저는 특히, 우리 남측 경제에 있어서, 또 북측 경제에 있어서 조선공업지대를 만들기로 한 것은 정말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한국의 조선업에 대해서도 아주 유익한 돌파구를 열 수 있는 좋은 계기일 뿐만 아니라 조선공업이 가지는 전후방 연관효과를 생각하면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특구의 개수가 많지 않습니다마는 이 점에 대해서는 북측이 좀 부담을 느끼고 있는 점도 있는 것 같고, 우리가 생각해 봐도 특구를 너무 많이 한꺼번에 공세적으로 자꾸 요구하는 것이 오히려 좀 무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총리회담이나 부총리급 경제협력위원회에서 좀 더 폭넓은 논의를 통해서 하나하나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백두산 얘기도 있는데, 여러분이 선언문을 한번 이미 보셨으리라 생각이 듭니다마는 제가 배경설명을 이렇게 드리겠습니다.
오늘 국민 여러분, 감사합니다. 그리고 특히 오늘 이 자리에 나오셔서 격려해 주신 여러분들께 더욱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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