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목이 마르고 머리는 깨질 듯 하며 한걸음 디딜 때마다 세상이 함께 흔들리는 ‘술 먹은 다음 날’, 근무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악성 숙취를 극복하기 위한 음주 전후 ‘섭생법’을 소개한다.
① 식초를 벗 삼으라
술에 들어 있는 에탄올에 의한 탈수 증세에 대처하기 위해 충분한 물을 마시는 것은 기본. 여기에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줘 독소 배출을 돕는 식초를 더하면 효과가 더 크다. 소주를 먹을 때 홍초를 몇 방울 섞으면 쓴 맛도 없어지고 숙취를 예방한다. 음주 다음날 홍초를 물 5~6배와 섞어 마시면 술로 인해 텁텁한 입 안을 정리할 수 있다.
② 우유는 술 먹은 후에
한의학에서는 술로 인한 ‘열독(熱毒)’을 우유나 요구르트 등 찬 기운 강한 음식으로 다스려야 한다고 본다. ‘위벽을 한 겹 바른다’는 기분으로 음주 전 우유를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산성인 술을 중화하기 위해서는 알칼리성인 우유를 음주 직후에 마시는 것이 효과가 좋다. 골뱅이 무침이나 낙지볶음 등 매운 음식은 술 때문에 열이 오른 몸을 더 뜨겁게 한다. 조개탕이나 대구 지리처럼 뜨겁더라도 먹을 때 ‘시원하다’는 느낌이 드는 안주가 몸의 열을 내려줘 숙취를 예방한다.
③ 녹차에 밥 말아 드세요
일본에서는 술 마신 다음 날 죽으로 속을 달랜다. 녹차를 넣어 끓인 ‘오차즈케(お茶漬け) 죽’은 비타민C와 카테킨 성분이 해독 작용을 도와 머리가 맑아지게 한다. 죽 끓이기가 귀찮으면 녹차에 밥만 말아먹어도 효과가 있다.
④ 귤 껍질로 상한 몸 보호
독주를 많이 마시기로 유명한 중국서는 귤껍질, 칡뿌리 등을 섞어 만든 ‘싱주링’이라는 차를 마신다. 여러 재료를 넣은 차를 끓이기가 부담된다면 무농약으로 재배한 귤 껍질을 깨끗이 씻어 말린 다음 끓여 마시자. 몸의 기운을 회복해준다. 갈근(칡뿌리)차는 동의보감에 ‘술병’을 치료하는 음식으로 소개돼 있다. 구토가 나오려고 할 때는 생강차에 꿀을 약간 넣어 따뜻하게 마시면 가라앉는다.
⑤ 케이크로도 해장이 된대요
서양의 해장법은 동양과 사뭇 다르지만 참고할만한 구석이 있다. 미국서는 알코올을 분해하는 당분이 많이 든, 달콤한 ‘컵케이크’가 해장식으로 꼽힌다. 그리스에서는 위벽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술 마시기 전후에 버터를 먹기도 한다. 네덜란드에서는 청어 회에 채 썬 양파를 곁들여 먹으면서 숙취로 인한 ‘구역감’을 억제한다.
도움말=한동하(한동하 한의원 원장), 신승용(대상청정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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