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01&articleId=1568961
잠시 일하고 오니 제 글이 메인에 떴군요.
먼저 생각의 동반자가 되어주신 분들이 반갑고, 악플과 비난이라 하더라도 어설픈 끄적임에 관심을 보여주신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예상했듯이 시민권에 대한 이야기가 많으시네요.
하지만 글 아래 첨언한 것처럼 제가 혹 미국이 아닌 러시아나 방글라데시, 호주나 케냐,... 세계 어떤 나라의 시민권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한국에서 태어나 (아직) 내 평생의 대부분을 보낸 내 나라, 내 땅, 내 이웃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을 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에서 게을리 빈둥거리며 모국에 누를 끼칠만한 삶을 살고 있지 않고, 되려 바쁜 와중에도 종종 이곳 아고라에 들어와 아직도 살아있는 여러분의 생각과 소리, 나라 사랑을 만날 때마다 멀리서나마 행복해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타 지적도 감사합니다.
모두 건승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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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을 보고 몇 자 적어 봅니다.
발음 - 자세히 들어도 무슨 말인지 모를 정도로 많은 부분을 그냥 얼버무리는 정도의 수준. 이런 현상은 보통 하려는 말의 내용이나 영어 언어 자체에 대한 자신감이 결여되었을 때 흔히 나타나는데 내 생각에는 후자가 더 큰 원인인듯 싶다.
자신에게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라면 소통시 빠르고 유창하게 말하려고 애쓰기보다 천천히 그리고 명확하게 눈을 직시하면서 말하는 편이 더 좋고 품위 있어 보인다. 특히 권위가 느껴져야할 연설이라면 더욱 그렇다. 무엇보다도 상대가 더 잘 알아 듣는다.
내용 - 아무리 경제인들 앞에서의 연설이라 하더라도 일국의 대통령으로 선 자리라고 한다면 감히 경제외 정치, 사회 문화, 종교 등의 다양한 영역이 공존하는 국가를 단순 '주식회사'로, 또 스스로를 그것의 'CEO'로 정의하지는 못할 것이다. 누군가가 지적한 것 처럼 '나라가 하나의 회사라면 자신 역시 5년 계약 사장으로 격하되고 마는 꼴'이 되어 버렸다.
"당신(들)의 성공이 곧 우리의 성공이다!"라는 부분에서는 소름이 돋는다. 약육강식의 현 세계화 구조와 상황 속에서 어느 골빈 지도자가 '외국(계)과 다국적 기업(TNCs)의 성공을 곧 자국과 자국민의 성공과 동일시할 수 있겠는가?' 지금 세계 각국은 어떻게 해서든지 자국 이익과 국민 복지를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에 철저히 기반한 그들의 오만한 경제 활동과 지나친 횡포로부터 보호하려 노력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그들에게 그냥 와서 잡아 잡수시라니! 우리 나라가 바로 당신들의 것이라니! 공기업들을 민영화한다고 할 때 부터 알아 봤지만 이런 자세와 철학은 속된 말로 정말 나라 경제를 쉽게 말아먹을 수도 있다.
정체성 - 사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은 이 부분이다. 어설픈 발음과 위험 수위를 넘어선 내용의 문제를 떠나 "어떻게 대한민국과 한국인을 대표하는 한 사람, 일국의 대통령이 미국 경제인들 앞에서 영어로 연설을 할 수 있는가!" 이다. 정말 왜 영어가 유창한 다른 세계 정상들이 공식석상에서는 부러 영어로 연설하지 않는 이유를 깨닫고 배워야할 것이다. 어찌 모국어를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도 사랑하지도 않는 자가 나라를 위해 일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 내가 그 자리에 앉아 있었던 외국 기업 리더였다면 '정말 한국에 투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한참 전에, '이번 한국 대통령은 정말 웃기군'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을 것이고, 나중에는 '저렇게 어설픈데 한번 가서 뜯어볼까?'였을듯 싶다. 정말 오래도록 기억될 놀랍고도 부끄러운 장면이다. 그런데도 이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옹호하고 그냥 웃어 넘기자는 넘들의 뇌는 이미 오래전 주름없는 '오�지'로 대치되었나 보다.
이번 연설은 서민 경제를 살리겠다는 자칭 '경제 대통령'이 적진에 들어가 어설프게 허연 배를 펼쳐놓은, 굴욕외교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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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권은 정말 원치 않았지만 법적 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어 취득하였습니다.
나라 생각하는 심장은 뜨거운 한국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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